sns-iconsns-iconsns-iconsns-icon

이랑 [늑대가 나타났다]

2022 최우수 포크-음반
2022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최우수 포크-음반
한 유튜브 광고가 외친다 “이 나라에서 가난한 건 죄예요.”라고. 가난은 정신병이지만 고칠 수 있다고. 물론 다수는 이 명제가 참이라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 것이다. 가난의 정의, 가난의 층이 사람의 수만큼 셀 수 없이 분화될 것이므로. 그렇지만 가난을 바라보는 일말의 진실이 담겨있음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의문이 든다. 자신의 친구들은 어쩌다 죄인이 되었을까.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며 잠도 못자고 살았는데, 박강아름처럼 열심히 일하고 걱정하며 살았는데 말이다. 그 때문인지 시인은 사랑 노래를 포기하고 질문밖에 없는 노래를 만든다. 가장 멀리 떨어진 길을 찾아 돌아가는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리고 질문을 해 본다. "원하는 건 이루지도 못하고 왜 모든 일이 끝나도 우리는 함께가 아닌 건지"에 대해. 이랑은 말한다. "그건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자를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 때문"일 거라고. 그리고 노래는 말한다. "이건 곧 당신의 일이 될 거랍니다. 이 땅에는 충격이 필요합니다"라고. 이 폭도, 이단, 마녀, 늑대의 출현은 포크의 시조새 우디 거스리를 거쳐 철학적으로는 운마저 분배에 녹이려 했던 롤즈를 지나 정치경제적으로는 현재 이 땅에서 한창 뜨거운 기본소득의 중요성에 이르게 한다.
선정위원 현지운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그냥 한 장의 음반만은 아니다. 음악의 고유한 자율성을 인지하게 만들면서도, 음악이 사회로부터 고립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낸 수작이다. 가난(‘늑대가 나타났다’), 쓸모(‘잘 듣고 있어요’), 동성커플(‘그 아무런 길’), 연민(‘환란의 세대’) 등 청년, 특히 여성들이 이 야만의 시대에서 무엇을 호소하고 어떻게 연대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공감하고 고민하는 노래들이 실렸다. 그렇다. 포크뿐만 아니라 록 화법으로 무장하고 음악으로 사회를 뒹구는 느낌의 작품이다. 음악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탄탄한 음악적 구성을 기반 삼은 뮤지션의 메시지가 사람을 정말 조금씩은 바꿀 수 있다는 걸 이 음반은 보여준다.
선정위원 이재훈
아티스트이랑
음반명늑대가 나타났다
대표곡늑대가 나타났다
제작사유어썸머
유통사YG PLUS
발매일2021.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