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 순간들 [음악만세]
2025 (22회) 최우수 모던록 - 음반

2025 (22회)
Korean Music Awards Winner
Korean Music Awards Winner
winner최우수 모던록 - 음반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과 이어지는 ‘독립’을 들으면서 다음 같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뭐랄까. 아직 들을 곡이 여럿 남아있지만 “이 음반에 굉장한 무언가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과연 그랬다. 민속 음악을 연상케 하는 선율과 현악기가 서로 어울리고, 충돌하고, 주술적으로 출렁이더니 갑작스러운 노이즈가 내리치듯 청각을 습격한다. 어떤 곡에서는 심지어 ECM 재즈 비슷한 음악을 들려준다. 더 놀라운 점은, 수많은 장르를 끌어들이는 와중에도 ‘과욕’이라고 느껴지는 구석이 조금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재능이다. 재능만은 아니기도 하다. 단지 재능 하나만으로는 불가능한, 부단하면서도 깊이 있는 음악적 성찰 없이는 절대적으로 도달 불가능한 성취가 바로 이 앨범 [음악만세]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편곡 작업에 참여하고 연주한 순간들의 공 역시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다채로우면서도 풍성한 앨범 전체의 레이어와 호흡은 결국 멤버 모두가 함께 일궈낸 결과물일 것이니.
그 어떤 측면에서 바라봐도 '올해의'라는 수식을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더 나아가 2024년을 넘어 한국대중음악의 역사에 아로새겨질 음반이다.
선정위원 배순탁
여섯 번 째 곡 ‘아내’를 중심으로 폴더폰처럼 딱 접을 수 있는 앨범인데, 그 안에 ‘물’부터 ‘불’까지 다섯 곡의 서사를 액자처럼 품고 있다. 액자는 물과 불, 시작과 끝, 인식과 소멸 같은 상징으로 해석되며 ‘Alice in Deep’의 유별난 침묵으로 더 깊어지고, 황홀한 말을 노래하는 앨범의 내핵 ‘아내’의 완숙한 프로듀싱도 보여준다. 물에서 불까지의 액자가 내밀하고 복잡하며 다층적인 음악가의 내면이라면, 액자를 앞뒤로 둘러싼 곡들은 감정적 격동을 불러 일으킨다.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 ‘독립’을 선언 할 때, 스스로 이유를 찾고 홀로 멀리 가고 홀로 쓸쓸해진다는 말을 들으며 우리가 인디라 불렀던 30여 년의 시간들이 한순간에 소명 되어 울컥해진다. 울컥은 ‘음악만세’에서 또 한 번 쏟아진다. 노동운동가 김진숙의 연설 일부를 그대로 삽입했는데, 신나는 리프와 투쟁을 외치는 비명이 결합되면서 울면서도 춤을 추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 된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연약하고 예민한 액자를 감싸고 있는 독립과 투쟁이라. 맨땅에 헤딩하며 생존해 왔던 한국 인디씬에 대한 헌사로 이만한 단어가 있을까. 지금까지 단편선의 결과물을 따져봤을 때, 그는 이런 말 할 자격 충분하다.
선정위원 최지호
아티스트단편선 순간들
음반명음악만세
프로듀서단편선
대표곡오늘보다 더 기쁜 날은 남은 생에 많지 않을 것이다
제작사오소리웍스
유통사미러볼뮤직
발매일2024.09.10